#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때로는
자극적인 제목이라야 한다
- 문득, 문득(文得) 5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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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을 좋아한다기 보다는 인정해야 할 때가 많다. 내가 아무리 기발한 생각이라 할지라도 누군가에겐 이미 폐기 처분한 아이디어였을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이미 실현된 것일 수도 있다. 그만큼 세상은 넓고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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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비슷한 맥락과 본질이라면 일단은 제목이 튀어야 한다. 첫 문장부터 사로잡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똑같더라도 그걸 내가 하려면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 때때마다 다가오는 선거에서도 결국은 선거 슬로건 하나를 만드는데 가장 큰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유명한 사람의 호를 지을 때도 마찬가지다. 딱 한 번 들었을 때의 그 강렬함을 인식시킨다는 것은 어쩌면 그가 가지고 있는 깊이보다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일단 사람은 호기심을 가져야만 비로소 그 쪽으로 쳐다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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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것은 꼭 선정적인 것이나 야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폭력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는 어쩌면 몇 번의 고민이 점철된 것이다. 마케팅이라고도 말하고 싶지 않고, 꼼수나 어떠한 기술이라고도 말하고 싶지 않다. 나의 결실을 알리기 위한 숭고한 노력이고, 세상에 대한 예의다. 그리고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몸부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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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2등과 아류는 다르다
아류보다는
당당한 2등이 더 낫다
- 문득, 문득(文得) 5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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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과 아류는 엄연히 다르다. 아류는 누군가를 흉내내기에 급급한 사람이고, 2등은 1등 보다 실력이나 성적이 뒤처지는 사람이다. 무한도전에서 박명수는 누가 봐도 2인자다. 사실 어딜 가서도 늘 메인 MC로서는 성공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늘 2등이거나 메인 MC 옆에서 케미를 뿜뿜하면서 그만의 포지셔닝을 한다. 영원히 1등으로 평가받기 힘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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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누군가를 따라하거나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지 않다. 딱 박명수만이 할 수 있는 롤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의 특징을 잡아서 성대모사는 할 수 있어도 누군가의 진행 스타일을 따라하지는 않는다. 그는 그만의 스타일로 2인자라는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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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류는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쫓거나 따라만 하는 사람이다. 2등은 1등에 뒤처진 사람이다. 가슴 아프게도 나훈아와 남진은 라이벌이자 어떤 사람의 눈에 따라 1등과 2등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나훈아와 모방가수 너훈아를 두고 라이벌이라고 말하거나 우열을 매기진 않는다. 그게 2등과 아류의 차이다. 삶이 애초에 불공평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차라리 당당한 2등이 되어야 한다. 2등을 꿈꾸라는 것이 아니라, 따라쟁이가 되어 나의 스타일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따라쟁이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또한, 따라쟁이는 나다운 내 인생을 단 한번도 살 수 없는 불운함으로 가득 차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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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카메라로는 담을 수 없는,
그러나 눈으로는 무언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 문득, 문득(文得) 5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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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사진으로 남겨두고 동영상으로 남겨둘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때로는 잡아두고 싶어도 잡아둘 수 없는 추억들이 있고, 담아내려 해도 담을 수 없는 풍경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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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 눈이 보슬보슬 내린다. 비도 아닌데, 눈이 그렇게 내린다. 약간의 나무와 대다수의 돌들이 카페 창밖의 풍경을 조화롭게 만들고 있지만 별미는 보일 듯 보이지 않게 내리고 있는 눈이다. 흰 눈이다. 먼지인 줄만 알았는데, 낙엽의 부스러기인줄 알았는데, 흰 눈이다. 펑펑 내리지 않고 자기 자신이 내리고 있는 듯 모르는 듯 내리는 그 눈의 모습이 꼭 산을 가득 메운 설경처럼 예뻐보인다. 여백의 미라 설명할 수도 없고, 희미함의 매력이라고도 설명할 수 없는 그런 풍경에서 눈이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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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잡아내려고 줌을 한껏 당겨보아도 눈은 카메라 속에서만큼은 자신의 모습을 허락하지 않는다. 오로지는 나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만 춤을 춘다. 그런 풍경이다. 지금 눈이 바로 내 눈 앞에 있다. 저장할 수 없어 다시 볼 수는 없겠지만, 카메라로 확인할 수 없는 그 미세한 눈발과 주변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 조용히 노트북 타자를 두드리는 손님과 그것보다 더 조용히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 그리고 그 모두가 묘하게 어우러지는 이 카페의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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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정과 이 풍경을, 오히려 영원히 내 휴대폰에만 갇히게 하지 않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내 추억에만 저장할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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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꼼짝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나비 번데기도
성장하는 과정이다
- 문득, 문득(文得) 5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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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꼭 해야만 하는 강박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가만히 있으면 왠지 놀고 있는 것 같고, 나태해진 것 같다. 아직도 휴식에 대한 의미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에 대한 허무와 냉소를 주변으로부터 느낄 때도 있다. 사회적으로 부릅뜬 그 시선과 스스로의 압박감이 정작 가만히 있어야 할 때와 열심히 움직여야 할 때를 구분 짓지 못 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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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3단계로 진화를 거듭한다. 애벌레와 번데기 시절, 그리고 성충인 나비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날기 직전의 상태는 번데기라는 것이다. 번데기는 일종의 ‘정지적 발육단계’로 분류된다. 그러니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상태로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온 힘을 다해서 스스로의 성장만을 생각하다보니 오히려 아무 것도 안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상태다. 외부와의 시선을 모두 차단하고, 오로지 자기만의 세계에 빠지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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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람도 딱히 다르지 않다고 본다. 나비가 되어 날아갈 수는 없더라도, 가끔은 그저 가만히 있으면서 나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설령 그 시간에 뭐라도 하나 더하라는 핀잔과 꼰대적 조언들이 날아들어 올지라도 묵묵하게 세상으로부터의 소리를 차단할 필요도 있다. 나를 알아야, 철저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느끼고 뼈저리게 고민해봐야 진짜 성장을 할 수 있다. 내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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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번데기 과정을 지나야 날개를 펼칠 수 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날개를 만들어 내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바삐 움직이는 것도 좋지만 무언가를 끊임없이 배우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내 속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분명히 성장하는 과정이다. 사색이다. 움직이지 않는 가장 강렬한 움직임이다. 날갯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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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가장 큰 새해 소원은
올해의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이다
- 문득, 문득(文得) 5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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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곧 시작된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새해와 처음으로 떠오르는 태양은 늘 우릴 설레게 만들어준다. 새로운 시작과 새로운 다짐, 그리고 올해만큼은 무언가 달라질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과 의지. 금연을 한다거나 금주를 한다거나 아니면 줄인다거나 다이어트에 성공한다든가, 반드시 취업을 한다든가, 결혼을 하겠다거나. 모든 다짐과 버킷 리스트는 충분히 우리를 들뜨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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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느낀 점은 역시나 시작이라는 단어는 참 좋다는 것이고, 그 시작과 가장 걸맞는 것이 1월 1일이고, 새해다. 새해 소망을 이야기하면 마치 내가 이미 모든 것을 다 이룬 것 마냥 기쁘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1분기가 지나가고 상반기에 접어들 무렵, 어느 덧 새해의 패기는 사라지고, 내겐 현실만이 남는다.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안 되었고, 모든 것이 잘 맞아도 세상의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좌절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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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난 언젠가부터 새해 소망과는 별개로 다른 다짐도 세워둔다. 지난해의, 그러니까 아직 다가오지 않은 올해의 잘못이나 실수를 절대로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것. 인간은 완벽하지 않아서 실수를 하기 마련인데 실상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만 않더라도 나는 더 나은 인간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도, 내년 새해도 마찬가지다. 간절히 바라옵건대, 내가 했던 지난날의 실수를 똑같이 되풀이 하지 않길 바란다. 그것이 그 무엇이건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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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때로는 세상의 축복과 부러움을 거절할 때,
비로소 내 삶의 행복이 시작된다.
- 문득, 문득(文得) 4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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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도 문제는 있다. 남들이 간절히 원하는 그 곳에서도 불편함은 존재할 수 있다. 주변의 소리가 아주 현실적이더라도 나의 선택이 그들과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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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거나 남들이 정말로 정말로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더라도 내겐 버거울 때가 있다. 내가 행복하지 않을 수가 있다. ‘넌 정말 좋겠다’는 말로 위안을 받기엔 인생은 너무 짧고, 짧은 만큼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의 시간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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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보기엔 마냥 좋아보일 수 있다. 아마도 그건 그들이 해보지 않아서 그렇게 생각할 경우가 대부분이다. ‘너는 해봤으니까’, 또는 ‘그게 얼마나 어려운 건데 벌써 그만하려 해?’라는 말도 역시나 내가 느끼는 감정과는 다르다. 그래, 어쩌면 해봤으니까 그만둘 수 있는 ‘선택’도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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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유한함에 감사해야 하는 이유는 언젠가는 무엇이든 멈춘다는 사실이다. 세상이 모두 부러워하고, 축복해주는 일이더라도 이제 나에게 남은 이유와 사랑이 없다면 조금 더 내가 행복한 길을 택해야 한다. 남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해서,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지금 내가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잡아두기엔 자꾸만 자꾸만 내 행복이 멀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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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세상이 부러워할 때 떠나고, 아주 가끔은 세상이 두려워할 때 뛰어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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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빈 수레가 요란하다지만,
요란할 수 있을 때
요란해봐야 한다.
- 문득, 문득(文得) 4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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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것이 없고 비어있으면, 작은 것 하나라도 움직이면 큰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 텅텅 빈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진다. 사람들은 대개 빈 수레는 자기 자신이 비어있는 줄도 모르고 움직이고 소리를 내며 다닌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실상 빈 수레도 자기 자신의 상태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당장의 공백이, 당장의 공허함이 가만히 있는다고해서 꽉 채워지지도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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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내가 텅텅 비어있음을 유세라도 하듯이 돌아다녀야만 한다. 어딘가 부딪혀 보고, 내가 비어있고, 부족함을 느껴보기 위해서라도 움직여야 하고,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이리저리 움직여야만 한다. 그렇다고 아무 것이나 채워넣기만 할 수도 없는 요량이니, 원하는 것을 찾으러 가는 길은 그저 더 길게만 느껴진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그 길이나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내가 원하는 것을 채우는 곳까지 가려면 어떻게든 한 번은 내가 비어있는 소리를 내야만 한다. 원해서 내는 게 아니라, 지금의 현실이 그러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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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할 때도, 몸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뱃살이 나온 것이 싫어서 살을 빼려 한다면 결국 한번은 보기 싫은 내 몸을 헬스장의 누군가에겐 보여야만 한다. 사람들이 저 뚱뚱이가 무슨 운동을 하냐고 손가락질을 하든, 마음속으로 눈을 흘기든 상관없다. 어찌되었든 지금 내 상태가 그렇다면 그 눈치와 현실을 뒤로하고선 살을 뺄 수는 없으니까. 몸에 살이 많으니 런닝 머신을 뛸 때도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크게 헉헉 거리는 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그래도 된다. 빈 수레가 운동은 많이 하지도 않으면서 소리만 가장 크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지금 그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은 그 어떤 소리라도 들으면서 지나가야만 하는 것이다. 어차피 목표는 지금 상태가 아닌 내가 원하는 미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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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냉정하게 스스로가 빈 수레라고 느끼는 순간부터 변화는 시작된다고 본다. 그걸 느끼지 못하더라도 결국은 한번은 느끼게 된다. 내 깊이에 대해서, 요란했다고 지난날을 부끄러워 할 필요도 없다. 그걸 지금 느낀다고 지난 굉음이 달라지지도 않으니까. 요란할 수 있을 때 요란해봐야 한다. 그래야 채울 수 있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한번 빈 수레라고 해서 영원한 빈 수레가 되는 것도 아니다. 수레는 채우라고 있는 것이다. 삶은 채우라고 살아가는 것이다. 또 채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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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때로는 더 맛있어 지기 보다는
변하지 않는 한결 같은 맛으로
- 문득, 문득(文得) 4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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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할 때였다. 주방에서 짬뽕을 끓이며 일을 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사장님께 여쭈어 보았다. ‘해산물을 조금 더 넣고, 혼다시도 다른 것으로 바꾸어 보고, 배추 말고 다른 야채로 넣어보면 더 맛있어지지 않을까요?’ 돌아오는 사장님의 답변은 의외였다. ‘너무 좋은데, 우리 집은 더 맛있어 지길 바라면 안돼요. 그냥 우리는 맛이 바뀌지 않도록 노력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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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간단했다. 가게는 점심시간을 주 타깃으로 하는 업무 지구에 위치해 있었는데, 최저의 단가로 가장 괜찮은 맛을 내는 상태로 짬뽕을 만들어 왔기에 더 무리를 하면 단가도 올라가고 오히려 고객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몇 년간의 단골은 더 맛있어 지기 보다는 한 끼를 적당히 때울 수 있는 점심으로 찾아오는데 가격이 갑자기 올라가거나 너무 다채로운 재료가 들어가서 소화시키기 부담스러운 메뉴를 기피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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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일리 있는 말이었다. 점심에 집중한 식당이 도전할 필요가 없는 시도였던 것이다. 짧은 점심시간과 저가, 그리고 소화시키기 좋은 상태의 음식이 강점인 식당이었다. 만약에 가격을 올리고, 소화시키기 어렵더라도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들어간 음식을 찾는다면, 우리 식당에 올 필요가 없는 것이다. 왜냐면 식당의 위치는 길거리에 가까운 곳으로 오는 사람, 가는 사람을 지켜보면서 편하게 신문 종이를 펼쳐들고 먹을 수 있는 식당이었기 때문에, 만약 고급화를 한다면 음식과 동시에 식당 위치도 이전하고, 주위의 신경을 쓰지 않는 실내로 바꿔야 한다. 마치 일반 라면을 팔던 김밥나라에서 갑자기 전복을 넣은 궁중 해물 라면을 2만원대에 출시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그 가격이라면 해물 라면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에 가서 먹지, 굳이 김밥나라에 가서 먹지는 않을 것과 똑같은 이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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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와 도전도 좋지만, 그 위치에서 가장 알맞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느꼈던 순간이었다. 어쩌면 나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맛을 변하지 않게끔 유지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맛도 노력도 변하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 역시 ‘멈춤’의 발전 과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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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실연을 당해도,
그 어떠한 경우에도,
사랑의 눈높이를 낮추진 말자
내가 가장 소중하다
- 문득, 문득(文得) 4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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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을 당하거나, 고백했을 때 거절을 당할 때면 보통 스스로를 먼저 탓한다. 내가 부족해서, 내가 못나서, 내가 매력이 없어서, 내가 어쩌고저쩌고... 그럴 수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절대로 눈높이를 낮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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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가를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다고 해서 그 사람보다 더 못한 사람을 만나야 하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상대적인 것이라 한 사람과의 연애 실패가 또 다른 사람과도 실패할 것이라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사랑의 실패 후에는 눈높이를 올려야 한다. 방금 헤어진 사람이 설사 먼저 떠나갔다 하더라도 그래서 그 책임이 나한테만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도, 분명히 그 사람도 단점이 있었다. 약속 시간에 상습적으로 늦든, 외모는 마음에 드는데 옷을 잘 입지 못하든 성격은 참 좋은데 능력이 없든, 뭐든 단점 없는 인간이란 존재할 수 없다. 애초에.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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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간단하다. 그 단점이 없는 사람을 찾으면 된다. 잘생기고 예쁜 사람과 만나다 헤어졌다고 해서 외모 평가나 기준을 낮추지 말고, 오히려 더 잘 생기고 예쁜 사람을 찾되, 방금 전의 사람의 단점이 없는 사람을 만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굳이 하나씩 깎아나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가끔 나이가 들어가면서 헤어지면 이제는 더 이상 좋은 사람 못 만나겠지, 눈을 낮춰야겠지,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하던 일을 그만 두게 되었거나 잘하던 것을 못하게 되더라도 눈을 낮출 필요는 없다. 내 인생은 나 스스로 다시 일으키면 된다. 하지만 내가 원래 생각하던 기준을 낮추면 영원히 마음속 한 곳이 허전한 상태로 상대를 찾게 된다. 절대 그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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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 가지는 스스로 결심해야 한다. 상대가 옷을 잘 입기 바란다면, 나부터 옷을 잘 입어야 한다. 상대가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나부터 책을 읽고 있어야 한다. 상대가 서핑을 좋아하길 바라면 나도 서핑을 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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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사랑의 기준이 외모였다면, 외모를 충족시키는 사람과 만났을 것이고, 헤어지고 나면 외모 다 필요 없어, 이젠 성격이야 하면서 성격이 좋은 사람을 만났을 것이다. 성격이 좋은 사람과 헤어지면 역시 사람은 능력이야 하면서 능력 있는 사람을 만나려 했을 것이다. 사랑은 그렇게 눈높이를 낮추거나 바꿔갈 필요가 없다. 외모에, 성격에, 능력을 더해가면서 더 잘 맞는 사람, 더 미친 듯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게 사랑이다. 한번 밖에 없는 내 인생의 사랑은 그렇게 되어야 한다. 내가 가장 소중하기에, 내가 가장 원하는 사람과 사랑을 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 뜨거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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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보류하지 말기
- 문득, 문득(文得) 4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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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순간에 행복하기란 어렵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매순간 행복하기 어렵다고 해서 행복이 참았던 만큼 적립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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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지금 내가 당장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내가 찾아내야 한다. 남들이 알려줄 수도 있겠지만, 그건 대부분 나와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누군가 여행을 추천해줘도 가만히 있는 것이 행복하다면 그걸 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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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보통 바다나 강이 보이는 탁 트인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켜두고,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것이 좋더라. 옆에서 아메리카노의 원두를 설명해주고, 어떻게 마시고 끝 맛이 달콤한지 신지 알려주면서 커피마시는 방법을 알려줘도 그게 나랑 맞지 않다면 그게 관심이 없다면 당장 접어야 한다. 행복을 찾기 위해 굳이 머리 아프게 외우거나 공부할 필요는 없다. 행복은 공부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상태를 가장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행복이다. 커피를 알면 재미있고 좋다고 해서 맞지도 않는데 공부하는 순간, 이미 행복은 떠나있고 외운 것을 누군가에게 지식 자랑만 늘어놓으려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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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행복을 보류하지 않는 첫 걸음은 내가 무엇으로부터 행복해지는지 아는 것이다. 그래야만 언제 올지 모르는 미래의 행복을 기다리는 시간을 날려버릴 수가 있다. 떠난 시간이 돌아오지 않고, 다가올 시간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잡아야 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행복해야 한다. 행복은 총량이 정해져 있지 않다. 내가 즐기는 만큼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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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무뚝뚝한 아버지의
꾹꾹 눌러쓴 문자를 받을 때면
- 문득, 문득(文得) 4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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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이 받는 것은 안 되고, 걸리기만 하던 시절에도 아버지는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셨다. 심지어 아무데서나 통화가 되는 것도 아니고, 공중전화 근처에 가야만 전화가 걸리던 시티폰이라는 것도 가지고 다니셨다. 플립 휴대폰을 넘어서 폴더가 나오고, 흑백이 컬러로 바뀌는 모든 과정에서의 휴대폰을 사용하셨던 아버지는 일명 피쳐 폰이 모두 스마트 폰으로 바뀌었을 때도 문자는 쓰지 않으셨다. 수 만가지의 기능이 있는 스마트 폰도 무조건 전화용도로만 사용하셨고, 남자가 뭘 사진을 찍냐며 늘 사진첩을 비워두셨다. 마음속으로 저럴 거면 왜 비싼 휴대폰을 쓸까라는 강한 반발심에 가까운 의문이 들었지만 말이 길어져봤자 짧은 ‘내 마음이다’라는 답변이 올 것을 알기에 그냥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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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부터였을까? 넌지시 TV를 보면서 예쁜 동네가 나오면 ‘우리 가족끼리 한 번 저런데 가면 좋겠다’고 말씀을 하셨고 실제로 한번 다녀왔다. 사진을 찍지 않던 아버지는 휴대폰 카메라를 꾹꾹 눌러서 가족사진을 찍어주셨고, 한사코 거절하던 선글라스도 끼고 가족끼리 단체로 선글라스 착용 샷도 남겼다. 저녁엔 맥주를 같이 마셨고, 가족끼리 다트를 던지며 젊은 친구들이 하는 게임에 열심히 동참하셨다. 가끔 더블이나 트리플이 뜰 때면,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젊었던 시절 모습처럼 기뻐하셨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시길래, 문자로 보내드렸더니, 카톡으로 보내달라 하시더라. 평생 전화기 이상의 기능을 사용하신 적이 없었는데, 카톡이 있었다니. 처음으로 가족 카톡방을 만들어 보았다. 그 날 찍은 사진도 올리고, 비어있던 아버지 카톡 프로필 사진도 새롭게 채웠다. 가족사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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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가끔씩 카톡을 주셨다. 휴대폰 첫 배경화면에도 뜨는 날씨 정보와 실시간 검색어로도 알 있는 초복, 동지 날을 일일이 챙겨주셨다. 추울 땐 춥다고, 더울 땐 덥다고, 내일은 정말 추우니 내복을 입고 나가라고. 히트 텍을 입었다는 말을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셔서 그 뒤로 쭉 내복을 입었다고 대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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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문자가 왔다. ‘연말인데, 올 한해도 고생 많았다. 얼굴 한 번 보게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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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수많은 송년회와 모임, 파티가 있었는데, 정작 가족에게 다가서려는 아버지의 모습을 잊고 지냈다.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며 그렇게 아버지를 미워했던 것이 불과 몇 년전인데 이제야 그 용기를 내는 아버지의 문자를 난 솔직히 조금 외면해왔다. 연말이라서 그랬을까? 아니면 문자를 꾹꾹 눌러쓰는 경상도 아버지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져서 그랬을까? 얼굴 한 번 보자는 저 말에 ‘아들아 사랑한다. 잘 지내니. 가족들과도 시간을 좀 보내자꾸나. 같이 밥이라도 먹자. 올해도 수고했다. 내년엔 더 복 많이 받고 건강해라.’ 그 모든 사랑이 느껴져서였을까? 꽤나 먹먹하게 그 문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목에 일순간에 기도가 막히듯이 굵은 것이 걸려버린 채로 길거리에서 멍하니 있었다. 정지용 시인은 물먹은 별이 반짝했다고 표현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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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드리러 가자. 이리저리 인맥도 모임도 좋지만, 결국은 가족이 제일 소중하다. 소중하다는 말이 나오기 전에 늘 가슴 속에 지니고 살아야 한다. 소중하다는 느낌을 받으면 그 동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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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을 쓸 줄 알면서도 오늘은 문자로 보냈다는 건, 아마도 카톡 알림 보다는 당장 도착음이 울리는 문자가 더 직접적이라서 그랬을 것이다. 더 직접적으로 보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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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간다는 대답과 함께 오랜만에 아버지 카톡 프로필을 눌러본다. 배경화면은 여전히 내가 처음으로 썼던 내 책의 표지다. 나는 여전히 그의 자랑이다. 나도 여전히 그의 자랑이고 싶다. 그의 행복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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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내가 우울하다고 그러면
내가 우울증인 것 같다고 그러면
정신력이 약해졌다는 말보단
항상 네가 내 옆에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먼저 들게 해줘
- 문득, 문득(文得) 4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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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시원한 목소리를 가진 보컬이 있었다. 목소리만큼이나 가슴이 탁 트이고, 듣기만 해도 귀가 뻥 뚫리는 가창력, 그리고 아름다운 춤사위를 가진 가수가 있었다. 거기까지만 했더라면, 나는 그 사람을 조금 더 볼 수 있었을까? 사회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목소리만큼이나 당당한 소신은 그를 평범한 아이돌을 넘어서게 만들었고 그 무렵부터, 신은 질투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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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도 눈이 부셨지만, 정작 스스로는 그 빛을 내기 위해 마음속의 필라멘트를 끊임없이 태워야만 했다. 밝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다다른 밝은 곳에서의 환경은 내가 보지 못했던 것까지 감당해야만 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슬픔이’가 사라진 것처럼, 그는 시종일관 슬픔을 버려야만 했다. 아니다, 그걸 강요당했을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원했던 무대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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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봤다. 온통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환희 그 자체다. 어젯밤엔 울었지만 난 새롭게 눈 뜬 오늘까지 울 수는 없다. 세상은 내가 우는 것을 싫어할 거니까. 한 번쯤은 그도 주변에게 가질 수 없는 슬픔이라는 감정을, 우울함이라는 감정을 털어놨을 것이다. 힘겹게 내민 손끝으로 돌아온 것은 정신력이 약해서,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게 사는데, 너는 어쩌면 편해서, 이제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하니까, 예전처럼 간절하지 않으니까... 내 눈물을 닦아주길 바랐던 상대의 손에는 더 큰 울음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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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약 몇 알을 쥐어 주기 보다는,
차라리 우울증이라는 병명을 판명해주기 보다는,
‘너 정말 힘들었구나.’라고 공감해줬다면 어땠을까?
억누르고만 살았던 ‘슬픔이’를 완전히 꺼내서 그걸 함께 지켜봐줬더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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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시 혼자서만 슬픔을 마주했다. 흘릴 수 있는 눈물이라 생각했는데, 이젠 그 눈물마저 지겨워졌다. 정신력이 약해진 게 아니라, 내 정신을 교감할 사람이 없었다. 눈물을 참기 보다는 한번쯤 엉엉 울며 늘 혼자 닦았던 휴지를 누군가 옆에서 건네주길 바랐다. 내 침대의 내 베개만 알고 있던 내 눈물을 누군가, 옆의 사람도 알아주길 바랐다. 결국 혼자만 가지던 눈물을, 아픔을, 내면을, 눈물을 이젠 나 빼고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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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병원에서 치유될 수 없다. 늘, 항상 옆에 있다는 누군가의 느낌만으로 해소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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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흘릴 눈물조차 없어 메말라버린 흰 봉투 속의 약 ‘몇 알’이 아니라, 내 옆의 누군가가 있다는 확신이, 같이, 함께 보내는 진심의 ‘몇 일’이 훨씬 더 필요하다.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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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누군가에게 잘해줘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나를 가볍게 보는지
나를 존중해 주는지
- 문득, 문득(文得) 4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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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관계가 있을 수 있다. 이 사람이 정확하게 내 편인지 아닌지 애매할 때. 뭔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건네기도 좀 그렇고, 그렇다고 막연히 가로막아서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을 수도 없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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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체가 명확해도 애매할 때가 있다. 그 사람이 정확히 무엇을 하고 누구이며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회사 동료인지 상사인지 등등.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 때도 어디까지 이야기하고 어디까지 친해질 수 있을지 애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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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가장 쉬운 방법은 그냥 무턱대고 잘해주는 거다. 일단 잘해주고 두고 보는 거다. 속 싶은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하나하나 잘해주면 상대의 행동이 자연스레 내게 답을 가져다준다. 내가 굳이 일일이 찾아내려 하지 않아도 상대가 나를 대하는 태도로 쉽게 알아낼 수 있다. 그 사람과 더 깊이 친하게 지내도 되는지 아니면 거기까지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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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어떤 사람에게 잘해주면 그 사람의 성격을 쉽게 알 수 있다. 잘해준다고 느껴버리는 순간, 나를 쉽게 생각하거나 가볍게 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가 터놓은 만큼 더 나를 존중해주고 깊이 마음을 위로하며 다가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이다. 가벼이 대하는 사람에게 굳이 다가설 필요 없이, 진심으로 내게 다가와주면서 존중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 만나고 알고 지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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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살진 않았지만, 대체로 잘해줘 보면 그 사람의 본성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더라. 애매하면 그냥 잘해줘 봐라. 금방 알 수 있다. 나를 가볍게, 쉽게 생각하는지 아니면 존중해주고 진심으로 대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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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잠 못 이루게 하는 일이 있다면,
일찍 일어나서 하는 것보다는
잠들기 전에 해두는 게 맞다
- 문득, 문득(文得) 4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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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일어나서 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평소보다 일찍 알람을 맞춰두면 보통은 일도 그르치고 일찍 일어날 가능성도 적다. 이건 의지의 문제와는 무관한데, 이리저리 들어봐서 알겠지만 잠은 몇 시간을 자느냐보다는 단 한 시간이라도 얼마나 깊이 잠들고 숙면을 취하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큰일을 앞두고 있거나 중요한 일을 다 해두지 않은 상태에서 잠을 청하면 끝맺음되지 않은 일 때문에 스트레스가 베여있는 상태로 수면을 취하게 된다. 잠을 제대로 잘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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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평소보다 고작 몇 시간 일찍 일어나는 것인데도 훨씬 더 피곤하고, 막상 일어난다 하더라도 집중력이 현저히 저하되는 것이다. 불편한 상태로 잠이 들어서 잠도 제대로 된 잠이 아니다. 몰아치기 후에 꿀잠을 잘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원하는 만큼의 무언가를 다 끝내놓았다는 안도감이 첫 번째고 스스로의 한계치까지 끌어올린 에너지로 쏟아지는 듯한 잠을 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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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모두가 잠들어 있는 새벽의 기운이 좋다고 한들, 그것이 습관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의 무리한 아침형 인간으로의 변신은 아침 내내 골골하게만 만들 뿐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은 마무리해야 할 무언가의 찝찝함이 남아 있는 경우라면 그냥 그걸 다 끝내놓고 자는 게 맞다. 그래야만 늦잠을 자더라도 완성시켜 놓은 내 프로젝트를 깨어나서 한 번 더 검토해볼 수 있다. 잠 못 이룰 것 같다면, 그냥 그 때 안자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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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성형과 시술도
스펙이고, 노력이다.
- 문득, 문득(文得) 4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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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스펙이라고 말하면, 토익 점수와 같은 어학성적, 학벌과 기업 이름, 봉사활동 경력, 공모전 등등의 자신이 열심히 살아온 이력들을 일컫는데 나는 여기에 성형도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형도 노력이기 때문이다. 성형과 시술 모두 노력으로 봐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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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할 때 들어가는 돈, 책 사고 학원 다니고 인터넷 강의 듣고 어디 학원이 좋은지 알아보고 뭐 그런 것들이 모두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면서 하는 것들이다. 성형과 시술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성형이고 시술이면 더 저렴한 곳을 찾고, 권위자를 찾아야 하고 인터넷으로 비교도 해야 하고, 후기도 봐야 하고 그 후기가 알바가 쓴 건지 아닌지도 봐야 하고, 진짜 잘된 사람이 있는지 몰래 몰래 주변에 지인을 통해서 알아보기도 해야 한다. 더군다나 공부는 내 머리만 쓰고 내 머리로만 가면 되는데, 성형은 내 몸을 다른 사람한테 맡겨야 한다. 훨씬 더 많은 노력과 결심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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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니, 막말로 너네가 뼈 빠지게 공부한다고 말할 때 우리는 성형하며 진짜 뼈 빠지게 깎은 것 아니냐. 왜 너네가 머리로 한 노력은 노력이고, 우리가 성형으로 한 것은 노력이 아니냐. 공부보다 성형이 돈도 더 많이 들고, 리스크도 훨씬 더 크다. 공부 많이 해서 머리 아프면 잠깐 쉬거나 잠자고 일어나면 되지만, 성형은 재활기간도 있어서 먹는 것, 입는 것, 걸어 다니는 것, 심지어 잠 잘 때도 조심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올까 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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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과 스펙 본질은 똑같다. 스펙 좋으면 어떻게 되는데? 좋은 곳에 취업해서 당당하게 살고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사는 것, 바로 그런 것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않냐? 결국은 자기만족. 성형, 시술도 마찬가지다. 누구보다 내 만족, 내가 누릴 것을 위해서 노력하는 거다. 손가락질하거나 수군대기 전에, 너네 눈길이 어디로 먼저 향하는지 잘 생각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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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원치 않는 조언은
모두 헛소리일 뿐이다
- 문득, 문득(文得) 3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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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내가 조금만 이루거나 아니면 상대방보다 내가 조금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면 꼭 한 마디씩 던져주고 싶다. 나는 이렇게 살아왔느니 아니면 내가 해봤는데 이렇다느니 등의 말은 사실상 모두 헛소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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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과 꼰대질, 훈수의 결정적 차이는 상대가 원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다. 상대가 먼저 찾아와서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을 때의 상황은 조언에 가깝고 내가 안달이 나서 먼저 가서 말하면 거의 백프로 꼰대질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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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상대가 먼저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함부로 조언을 날리면 안 되는데, 이유는 조금만 고민해보면 잘 알 수 있다. 상대는 내게 조언을 구하러 올 때, 정말 몰라서 올 수 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마음에 염두해두고 원하는 대답을 들으러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말 몰라서 오면 그건 질문이지 조언을 구하는 행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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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머릿속의 생각은
밑그림 없는 흰 도화지나 다름없다
- 문득, 문득(文得) 3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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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날 머릿속으로 이걸 해야지, 저걸해야지 라고 생각해봤자 의미가 없다. 결국은 노트에 적어두든지, 컴퓨터에 기록을 해두든지 해야만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다. 보통 새롭게 시작되는 월요일을 앞둔 일요일에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우곤 하는데, 백날 머릿속으로 생각해봤자 행동으로 옮겨지거나 제 시간에 맞춰서 딱딱 움직이기 힘들다. 결국은 어딘가에 기록을 해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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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세워둔 계획표대로 제대로 이행하지 않더라도 그 구체적인 계획은 놓쳤으면 놓쳤다는 것을 알려주고, 하다못해 벼락치기라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벌어준다. 월요일이 이제 곧 몇 시간 뒤면 도착한다. 매번 다가오는 월요일이지만, 매번 지나쳤던 일요일이지만, 이번 주 만큼은 내가 소중히 생각해둔 것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머릿속에서 유영(游泳)하는 것들을 꽉 잡아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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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잇이라도 적어두어야, 내가 원하는 내 모습과 계획을 지켜낼 수 있다. 머릿속의 생각은 그저 밑그림 없는 흰 도화지일 뿐이다. 구상을 했다면, 밑그림이라도 그려두자. 월요일이다. 그리고 아직 일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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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가끔은 스스로
리플리 증후군에 빠지자
- 문득, 문득(文得) 3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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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하면 부정적으로만 사용한다. 사실 뭐, 원래 뜻이 그도 그럴 것이 자기 현실을 부정하고 스스로가 만든 마음속의 허상을 진실이라 굳게 믿는 현상을 뜻하는 것이니까 당연할 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사기꾼들에게 자주 발생되기도 하는데 내가 정말 좋은 집안에 잘살고, 부모님도 빵빵한 재력과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리 저리 돈을 뜯어내거나 이성을 꼬시는 경우인데 보통은 이렇게 스스로가 거짓을 암시하다보면 나중에 사기로 잡혀들어가도 보통은 정신을 못차린단다. 그 스스로도 너무 믿어버려서 현실 자체를 부정해버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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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나는 삶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일부러 리플리 증후군을 택할 때가 많다. 어떤 것에 좌절했을 때, 특히나 취업에 실패했을 때, 한 군데 실패한 것도 아니고 여러 군데 실패했을 때. 분명히 나는 내 주변의 합격자보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는데, 내가 떨어진다는 것은 분명히 이 회사가 내 그릇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내 그릇을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고 믿어버리는 그런 것. 그래, 솔직히 난 다른 회사가 원래 더 잘 맞을 거야. 칼군무를 하는 SM에 나처럼 개성강한 사람이 들어갈 수가 없지. 애초에 SM은 아니었고, 내 개성을 존중하며 어우러질 수 있는 YG로 가야지라는 정신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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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솔직히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내가 내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문득 얻었던 기회로 성장하거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에서 더 큰 이득을 볼 때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몇 번의 실패로 미리 내 인생에 실망하거나 스스로를 깎아내릴 필요가 전혀 없더라는 것이다. 리플리 증후군이 심해져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사기를 치는 등의 불법적인 영역으로 옮아가는 것은 물론 안되겠지만 과대망상에 가까울 정도로 스스로의 실력과 가치를 스스로가 인정하는 것. 그 자존감은 나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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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봐라. 취업 실패했을 때, 내가 합리적으로 떨어진 적이 있었나? 합격자는 100점 만점에 98점의 노력을 했고, 나는 78점의 노력을 했나? 그게 계산될 수 있는 것인가? 애초에 사람의 노력이라는 것을 마치 드래곤볼의 스카우터처럼 수치화할 수 있는 것인가? 아니다. 또, 백날 노래는 가창력이지 하면서 미친 듯한 고음을 쭉쭉 내뱉는 사람과 현란한 개인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가장 많은 콘서트 티켓을 팔고 있을까? 글쎄, 아닐 수도 있을 걸? 여전히 공연은 언제 삑사리가 날듯말 듯 아슬한 김장훈이 더 재미있고, 미친 듯이 뛰어 노는 싸이가 제일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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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믿어야 한다. 내가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그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 무엇인가 되려 노력했다면, 몇 번의 좌절에 나 스스로를 버리지 말아야 한다. 나 스스로의 가치를 내팽겨칠 필요는 전혀 없다. 설사 그것을 포기할지라도 나 스스로를 포기하면 안 된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내 삶이다. 설사 허구라도 난 분명 다시 일어서고 반드시 누군가에겐, 나를 알아보는 곳에서 나답게 살아갈 것이라 굳게 믿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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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이렇게 살지 말라고 하지마
살려고 이렇게라도 하는 거니까
- 문득, 문득(文得) 3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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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고 훈수를 두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 궁금한 것이 그렇게 조언질을 해대는 사람들은 과연 자신의 삶에 얼마나 당당할까? 모든 상황에서 자기 성격대로 했을까? 하기 싫은 일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일만 했을까? 그들이 생각해둔 원칙과 소신을 단 한 번도 무너뜨린 적이 없이 고결하게 살아왔을까?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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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멋져 보이긴 하지만, 그건 상황과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내 성격과 내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일을 하면서도 버텨야 할 때가 있다. 내 캐릭터와 맞지 않아도 결국은 내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나답지 않게 행동하면서 버틸 때도 필요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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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배우라면, 당장 나를 알리기 위해서 무엇이든지 해야 한다. 곧바로 드라마나 영화를 찍고 연기를 할 수 있다면야 얼마나 좋겠냐만은, 그게 아니라면 일단 나를 알리기 위해 수많은 오디션을 봐야 한다. 미친 듯이 떨어져보기도 하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열릴지 모를 오디션을 보기 위해, 월세를 벌어야 하고, 사진도 찍어야 하고, 가끔 좋은 옷도 사두어야 한다. 그러면서 현재 유행하는 영화도 틈틈이 봐두어야 하고, 개인기도 준비해야 한다. 개인기 하기 싫어 죽겠는데도, 눈에 띄고 세상에게 나를 주목시키려면 뭐든 해야 한다. 그렇게 해도 내가 진짜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받을까 말까한 것이 이 세상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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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질과 지적질을 함부로 하지마라. 나는 멋지게 살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사는 게 아니다. 누가 봐도 멋진 삶을 살아내려고 지금껏 버티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든, 이렇게라도 하며 살아가려고 하는 것이다. 살려고. 이렇게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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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구름 위에 피는 꽃은 없다
- 문득, 문득(文得) 3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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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잡아두면서 새로운 것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당장 떠나고 싶은 일도, 당장 떠나버리고 싶은 회사도 머뭇거리게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가 현실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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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면서 퇴직금을 넉넉히 받는다면야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고서는 당장의 월세와 생활비, 교통비와 없으면 안 되는 휴대폰 통신비까지 합치면 결국 떠나온 곳 보다 더 열악한 곳에서 일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반대로 떠날 용기가 없어서, 당장 떠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버티기만 한다면 그 생활도 참 괴롭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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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일종의 병행을 할 수밖에 없다. 내가 떠나갈 곳을 명확히 해두고, 내가 떠날 현재의 자리를 지키면서 완벽한 준비가 되었을 때 떠나는 것. 그 방법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모험도 좋지만 모험의 책임은 결국 내가 지는 것이 인생이다. 죽이 되었든 밥이 되었든 살아는 가지지만 당장의 내가 누리던 것을 모두 버리면서 새로움을 추구하고 싶지 않다면, 현실에 기반해야 한다. 구름 위에 피는 꽃은 없다. 땅속에 뿌리를 단단히 박아둔 채로 옮겨 가야할 곳의 빈자리를 뚜렷한 타이밍과 깔끔한 마무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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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복잡하면 안 떠나면 되지만, 결국 핵심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까. 최소한의 실점으로 최대한의 득점을 해야 한다.
#문득문득 #일상 #에세이 #동그라미글 #원글 #인스타에세이 #감성스타그램 #글귀 #글스타그램 #이직 #전직 #퇴사 #회사 #회사생활 #사직서하루에도몇번씩 #사직서 #이별 #구름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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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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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를 씹는 것처럼
- 문득, 문득(文得) 3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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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할 수도 있는데, 실수하는 것 자체로 나를 너무 책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밥 먹을 때, 맛있는 것을 먹을 때 가끔, 아주 가끔은 혀를 씹는 것처럼 말이다. 분명히 혀 말고 음식물을 씹어내야 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주 가끔은 혀를 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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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를 먹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다시는 안 그래야지,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언젠가는 또 혀를 씹고 만다. 내 의지가 아니라, 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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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정말로, 가끔씩 내가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실수 앞에서 무너지며 자책하는데, 너무 그럴 필요도 없다. 혀를 씹는 것처럼, 어쩌면 우리는 실수로 점철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연륜이 쌓이면, 세월은 내게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말라기 보다는 반복된 실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보라고 귀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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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유통기한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몰라
- 문득, 문득(文得) 3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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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유통기한이 무제한이라면 좋겠지만, 가끔은 유통기한이 명확한 것이 좋다. 그냥 좋은 것도 아니고, 정말 좋다. 그것이 음식이든지 사람과의 관계라든지 아니면 사랑이라든지 뭐든 간에 유통기한은 뚜렷하게 나와 있는 것이 좋다. 왜냐면 내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기한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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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 수 있는 베스트 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좋은 척 할 필요도 없고, 사랑이 떠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의리로 또는 의무적으로 누군가를 만날 필요도 없다. 속은 다 상하고 썩어 있는데 겉만, 포장지만 아닌 척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유통기한이 있는 것이, 그것이 뚜렷한 것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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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건 아주 아름다운 일이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처럼, 또는 멈춰야 할 때를 알고 적절히 선을 지키는 사람처럼 유통기한을 지킨다는 것은 그 사람의 최고의 상태만을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순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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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은 단순히 소멸과 썩음, 부패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또는 그 사람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기한을 알려주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표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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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한부를 인쇄한다.
한부를 제본한다.
- 문득, 문득(文得) 3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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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를 인쇄한다.
한부를 제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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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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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뱉은 것과
나를 따라 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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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히 다르다.
#문득문득 #일상 #에세이 #인스타감성 #인스타에세이 #감성스타그램 #글귀 #글스타그램 #동그라미글 #원글 #인쇄 #제본 #카피 #따라하기 #원조 #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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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그래, 널 위해 잘 헤어진 거야.”
이 말보다 잔인한 말은 없다
내 사랑은 아직 안 끝났었으니까
- 문득, 문득(文得) 3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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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텅 비어버렸다. 속이 후련하기도 하고, 진짜 끝이 나서 더 이상 뭘 잡아볼 수도 없고 질질 매달릴 수도 없다. 진짜 없다. 할 수 있는 것도. 내 말을 들어줄 곳도 없다. 끝이다.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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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상태의 나를 위로하는 주변의 말은 ‘잘 헤어졌다’, ‘네가 훨씬 아까웠다’, ‘널 위해 잘 헤어졌다’... 그저 앞에서 듣고만 있었다. 반박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반박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었으니까. 이미 나와 있는 결과에 이유와 합리성을 만들어준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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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저 말들이 훨씬 더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날 위해서라면 헤어지지 말았어야 한다. 애초에 이런 이별이 오지 않았어야 한다. 내 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난 여전히 감정의 잔여물이 남아 있는데, 분명히 나도 아직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데 그게 잘된 일이라니, 잘 헤어진 거라니. 날 위한 말인데, 사실 하나도 위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어쩌면 다운된 내 감정을 주변은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는 나쁜 마음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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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다. 똑같은 퍼센트의 마음으로 시작하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서로 마주보며 웃었던 적이 있었는데, 일방적으로 멈춰야 한다는 것. 마치 다음 역에 만날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데 멈추지 않는 기차 때문에 그를 차창 밖으로만 스쳐 지나가며 봐야 한다는 것. 기차가 기차역에서 멀어지는 시간 동안 내 마음과 시선은 그대로인데 아무리 또렷하게 자세히 집중해서 쳐다봐도 서서히 희미해져 간다는 것. 끝내 볼 수 없어지는 것. 그런 느낌. 그런 감정. 그런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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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벼랑 끝에 서 봐야
내가 날 수 있을지
그대로 떨어질지 알 수 있겠지
- 문득, 문득(文得) 3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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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서보면 답이 빠르게 나오겠지. 내가 도약해서 날아오를지, 아니면 절벽 아래 낭떠러지로 떨어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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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부영하면서 이게 아닌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절벽 이후의 결과가 두려워서 미련을 잡아두고 있으면 평생 점프대를 경험해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게 설사 점프대가 아니라서 떨어지더라도 상관없다. 아래엔 늘 바다가 있다. 바다로 떨어지더라도 헤엄쳐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설사 내가 수영을 못해서 꼬르륵 물속에 잠긴다고 해도 상관없다. 수영과 잠수는 또 다르다. 배와 잠수함이 다르듯이 결국은 다른 경험을 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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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지 않은 것이 벼랑으로 내몰리는 것이 두려워서 하기 싫은 일을, 정말 아닌 인연을 지루하게 잡아두고 있는 것이다. 이건 꼭 결말이 뻔한 영화를 0.5배속으로 쳐다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내 인생을 정상적인 속도로 되돌리려면 결국은 억지로 잡아두고 있는 것을 버리고 벼랑으로 가야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내 알게 될 것이다. 생각보다 인생에는 안전망이 많아서 내가 날아오를 수도, 헤엄을 칠 수도, 잠수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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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인간이 되어 억지로 연명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이 편이 훨씬 더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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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려면 일단, 먼저 벼랑 끝에 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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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사랑에
보상심리만
가지지 않는다면
- 문득, 문득(文得) 2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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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이유는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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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했던 걸 지키지 않아서,
잘해주지 않아서,
기념일을 기억하지 못해서,
기념일인지 알면서도 아무 것도 안해서,
특별한 이유 없이 연락이 잘 안돼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유를 말 안해줘서,
다른 사람이랑 연락해서,
어쩌고. 저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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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나를 화나게 해서,
또는 네가 화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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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다양하지만
서로의 감정선을 건드렸다는 점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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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분노로 시작되는 싸움과
‘섭섭함’으로 시작되는 싸움은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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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섭함은 내가 꽁해지는 거다. .
분명히 나는 이럴 땐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는데,
나는 적어도 너한테 이렇게 말하지 않았는데,
네가 그냥 잠들었을 때,
난 어떻게든 집에 왔다는 연락은 남겼는데,
어디에 있다고 누굴 만났다고 이야기는 했는데,
늦어도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
그럴 때마다 나는 이야기 하지 않고 꾹 참았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배려한다고 괜찮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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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보상심리는 쌓여서
반드시 똑같은 걸 요구하게 된다.
아니면 내가 이유 없이 작아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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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참아주는 것보다는
오히려 그때그때 말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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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심리를 안가지려고 하는 이유도 있지만,
그때그때 말해주는 것도 사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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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만 그러겠지라는 마음은 별로다.
나한테는 그러면 안되는 게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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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시작되는 것이 타이밍이듯이
보상심리를 가지지 않도록 제때 말하는 것도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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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사랑이듯이
지금 섭섭하다고 말하는 것도 사랑이다.
그걸 들어주는 것도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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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보상받을 것을 쌓아두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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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가끔은 눈앞의 현실이
훨씬 더 잔인하다
- 문득, 문득(文得) 2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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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내 주변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그런 일들이 가끔은 나한테 일어난다.
직접적으로.
그것도 내가 당사자가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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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머피의 법칙이 꼭 아니더라도
어떻게 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
나한테 일어날 수 있지?라는
그런 감정의
그런 사연의
그런 일들이 한번쯤은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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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서 잔인한 것이 아니라,
그 당사자가 나라서 잔인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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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찾아보려 하지만,
혹시나 내가 전생의 잘못이 있나 살펴보지만
역시나 근원은 미지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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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다.
막장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내게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일어나는 그런 과정이
그런 상황이 너무나도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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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가끔은
그 어떤 허구의 소설보다
상상의 시나리오보다
내 삶이
내 현실이 잔인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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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바닥이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를
- 문득, 문득(文得) 2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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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모금을 마시면
다 마셔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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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실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똑같은 맛이 난다는 보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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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이 드러나면 여지없이 망설여진다.
또 이 순간을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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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잡아둔다고 해서
바닥이 채워지진 않는다.
내 목을 지나
가슴 속으로 소화된 그것이
다시 채워지진 않는다.
.
그냥 혼자서만 바닥을 보고 싶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바닥이 보이기 시작할 땐,
이미 바닥은 드러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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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야 한다.
오히려 비워내야 한다.
.
바닥을 정면으로 마주해야만
다시 채워 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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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바닥이 보이는 상황까지 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은 잠시뿐이다.
비워지고 채워지는 것은 시간의 흐름일 뿐.
선과 악,
잘못과 잘함의 영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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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정면으로 보고,
바닥을 완전히 드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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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찰랑거림은 오히려
움직임을 경박하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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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나쁜 결말이
여지를 남겨두는 것보다 훨씬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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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는 뜻이 아니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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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내 마음속의 악마가 없다면,
내 마음속의 천사도 자리 잡지 못할 것이다.
- 문득, 문득(文得) 2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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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속의 악마가 없다면,
내 마음속의 천사도 자리 잡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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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든 내가 더 편한 상태로,
상대를 최대한 배려하지 않은 상태로 유도할 것이다.
악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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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먹었던 것을
오늘만큼은 괜찮다고 끊임없이 속삭일 것이다.
악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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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악마로 느껴지는 그 존재의 유연한 방조와,
인지는 하되,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 한결같음이
내 마음속의 천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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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머릿속의 악마는,
그 상상력 속의 존재는 내가 만들어냈지만,
반대로 내가 현실에서 실현시키지 않을 수 있는 존재의 발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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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마음 일뿐,
마음으로, 마음의 악마로
그 상상이 떠오름만으로 불결해할 필요는 없다.
내가 나에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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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현실의 천사를 탄생시키는 것만이
오직 나의 뿌듯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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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을위한잠깐의머뭇거림
때로는
내 순수함이 더럽혀질 때,
내가 성장한다.
- 문득, 문득(文得) 2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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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보통 적나라한 이유를
잘 설명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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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을 한다.
명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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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내가 끊임없이 착한 사람이고 싶어서 그럴 수도 있고,
그 포장과 명분이 나의 입지를 굳건히 해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
속뜻이 있다.
말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가 있다.
그것이 설사 행위의 본질과는 무관하더라도
때로는 그것이 그들을 당당하게 만들어 준다.
.
후에,
그 당시 이해하지 못했던
또는 너무 고결한 이유라서 멀리서만 바라만 보던 일을
내가 하게 될 때,
또는 내가 그 순간 느껴버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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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내 순수함에 상처를 입는다.
내가 보지 못했던 현실을 보고 낙담해버린다. .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라면
어느 정도의 타협점을 찾아 나도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들처럼. .
잔인하리만큼 그 낯 뜨거운 움직임을 나도 하게 된다.
그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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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을 얻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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